2022. 8. 14. 16:45 도서
촉 2022-2023 / 하지현 외 9명 지음, 메디치미디어, 2021
[목차]
서문
불확실성과 조절 불가능성이 가져올 미래를 그려보다
1부
코로나 시대의 심리적 단상
1장 코로나19 3년차, 한국인의 마음속은 안녕한가?
2부
다가올 미래의 위기와 기회
2장 팬데믹, 그리고 분열과 결합의 시대
3부
주제별로 살펴본 2022-2023 전망
3장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세계 경제
4장 민주당 vs 국민의힘, 엇갈리는 위기와 기회
5장 새로운 문화전쟁: 약좌弱座의 게임
6장 청년들은 왜 중국을 싫어하는가?
7장 K의 미래: 지금은 K의 정점이 아니다
8장 여행과 여가의 미래
9장 플랫폼경제 시대의 노동
10장 탈원전 혹은 탈-탈원전: 무엇이 정의고 우리의 미래인가?
"현재 주요 대선후보들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원전 비중을 줄인다는 점에서 합일점에 도달해 있다."
2022년 3월 예정된 대선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원자력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이다. 탈원전에 대한 세부적인 정책 내용과 논조에는 차이가 있으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확장은 가급적 지양하고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을 공통으로 제시했다. 2011년 일어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안은 커졌고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이 기름을 부었다. 당시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주 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해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이 전국적으로 38.9%로 나왔으며, 인근에 원자력 발전이 밀집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74.1%로 나타나 2017년 대선 국면에서 해당 부울경 지역의 민심 획득을 위해서는 탈원전 정책을 내놨어야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1년 9월, 우리나라도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그 규모는 5,800억 원에 이른다. 원전 안전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탈탄소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전기 가격을 낮추는 데 있다.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 사용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석탄·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전기가 재생에너지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10년 동안의 재생에너지 가격의 변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풍력은 석탄보다 22%, 태양광은 무려 223%나 비쌌다. 2009년 359달러였던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는 2019년 40달러로 무려 89%나 떨어졌다. 풍력 역시 135달러에서 40달러로 70%나 하락했다. 반면, 원자력은 123달러에서 155달러로 26% 상승했다.
그 결과 더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목표를 세우는 국가가 증가했다. 독일 정부는 2030년 계획 중 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 50%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은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있는데, 에너지부는 현재 3% 수준인 태양광의 전력 비중이 2035년에는 40%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2050년 발전량의 50~60%를 재생에너지로 계획하고 있으며, 영국은 약 6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계획한다. 국제에너지기구에서는 2050년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생산량의 88%를 차지해야 하는 탄소중립 경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10월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60.9~70.8%로 제시했다. 그리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2%로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확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우리 에너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장 정책은 분리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2050년 원자력의 비중은 6.1~7.2%를 차지한다. 탈원전 정책은 '노후 원전을 설계수명에 따라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탈원전 정책이 완전히 실현되는 시기는 신고리 5·6호기 수명이 종료되는 2081년쯤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0년 후의 미래이니 계획과 실현 사이에 수많은 불확실성이 놓여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임시방편으로 발전소에 그대로 쌓여 있는데, 저장 용량의 97.1%가 차 있는 상태며, 2024년에 이르면 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원자력 옹호론자들은 사용후핵연료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전 세계에서 핀란드와 스웨덴만이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국가·지역은 임시저장시설 증설을 하며 중요한 결정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는 1983년부터 10여 차례 시도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계속 검토만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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