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인의 얼굴 자체가 이 영화의 표정이다.

그녀는 영화속에서 서정적이면서 슬픈 감성을 보여주지만 맑은 빛이 난다.

20여년 전 20대 초반의 우희진을 처음 봤던 바로 그 느낌과 비슷했다.

 

유연석은 영화 '늑대소년'이나 '응답하라 1994'와는 전혀 다른 모습.

 

한수(유연석)가 사라지고 난 뒤부터 필름통에 자른 손톱을 모아온 혜화(유다인)

생활을 위해 네일아트를 배우면서 그의 손톱을 칠해준 기억이 그리움으로 남아서인가?

 

동물(개)만도 못했던 자식에 대한 각각의 선택들.

그 하루 사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아이.

그리고 긴 후회.

 

영화 제목인 '혜화, 동'에 대한 중의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가장 와닿는 것은 '움직일 동'에 대한 설명이고

또한 영화를 보면서도 가장 많이 느껴졌던 감정이다.

 

‘스물 셋 혜화의 지난 겨울 이야기’라는 태그처럼, 이야기에 배경이 되는 계절은 겨울이다.

날이 선 바람이 시린 볼을 할퀴고 눈 쌓인 철거촌의 공허한 모습이 혜화의 심리를 대변할 때,

제목은 <혜화,冬>(겨울 동)이다.

 

5년 후 의가사제대한 것으로 보이는 한수가 돌아오지만 그녀는 마음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듣기로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들의 아이가 아직 살아있고

다른 가정에 입양되어있다는 소리를 그에게서 듣고나서 마음이 흔들린다.

이 때의 제목은 <혜화,動>(움직일 동)이다.

 

결국 한수가 데려온 아이, 나연이와 하룻밤을 함께 지내게 되는 혜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아이가 눈 앞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애써 아이를 밀어내려는 그녀지만 감출 수 없는 모성이 그녀를 마음을 휘감는다.

하루만 살고 떠난 줄 알았던 아이, 그러나 이젠 하루 밖에 함께 있을 수 없는 아이와 혜화의 아픈 만남.

제목은 <혜화,童>(아이 동)이다.

 

결국 다시 마주선 헤화와 한수,

5년 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며 억눌렸던 감정을 토해내는 그들.

다시 등을 돌리고 서로 길을 떠나지만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은 상처에 생채기 나고 감정은 메말라 버렸지만,

모든 울분을 토해냈을 때 다시 새로운 것들이 채워질 수 있다는 희망은 싹트기 마련.

다시 한수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는 혜화의 마음은 <혜화,同>(같을 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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