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0. 19:57 영화
그래비티 (Gravity, 2013)
스포있음.
먼저 이 영화는 3D로 보길 강력 추천하는데 다른 장면들은 제외하고라도
우주파편들에 의해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지구를 '대지의 여신'의 이름을 빚대어 '가이아'라고도 부르는데
태어날때부터 큰중력이 지배하는 공간에서 태어나는 지구인들에겐
그 존재가 속박을 뜻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게하는
어머니와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마지막에 땅을 만지고 느끼는 장면에선 안도감이
그리고 물속에서나와 중력을 버텨내고 일어서는 모습에선
마치 양수에서 빠져나와 다시 태어나는 새생명의 의지도 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우주를 배경으로하는 영화중에
'딥임팩트', '컨택트', '아폴로13호' 이후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인데
어떻게 보면 이야기도 단순하고 롱테이크이며
얼굴이 나오는 주인공은 둘 뿐이라 자칫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잘 이겨내고 훌륭하게 마무리한 솜씨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 무중력에서의 끈하나의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 수 있었고
파편들이 내눈앞으로 달려올 땐 너무 생생해서 나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P.S.) 주인공이 공기가 희박해진 상태에서 ISS에 기적적으로 들어와 우주복을 벗고
잠이드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너머 창 뒤로는 태양빛이 쏟아지고
그녀와 연결된 선들, 웅크리고 있는 모습들이
자궁속의 태아와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P.S.) 또 한가지 신선했던 장면이 있는데
사고 이후 우주로 멀리 날아가게 된 그녀의 불안한 모습을 밖에서 카메라가 보여주다가
점점 클로즈업되서 얼굴로 가까이 가더니
어느 순간 헬멧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시점으로 보여주고
이내 그곳을 빠져나와 고요한 심연의 우주에서 홀로 버려진 주인공을
다시 비춰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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