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에 달해 처음 잡기엔 좀 부담스러웠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면 잠시라도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책.
주인공은 살인을 하고 도망쳐 새로운 인생을 살게되는데
소설의 끝에 다다르면 오히려 그를 응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총 3부로 구성.
1부
원래는 사진가를 동경하였으나 여러 가지로부터 좌절을 겪고
아버지의 권유로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월가의 변호사로 살고있는 벤 브레드포드.
그에게 사진은 그저 카메라를 모으는 호사스런 취미로 변질되어 있으며
그의 아내 베스는 소설가로서 성공을 못한채로
그저 두 아이의 엄마로 살며 생을 잠식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으로
그들의 결혼생활은 삐그덕대고 있다.
그러던 중 베스가 이웃에 사는(벤의 기준으론 함량미달인)
성공하지못한 사진가 게리와 혼외정사를 벌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 몰래 그를 찾아갔다가 말다툼 끝에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2부
처음엔 자수를 생각하지만 그 결말을 상상하고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않는 선택이었기에
재빠르게 게리의 집 지하 욕실에서 그의 시신을 수습하고 돌아온 다음날.
우연히 틀어진 TV에서 백인 기독교 전도사의 '사람의 거듭남'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나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기위해 계획을 세운다.
결국 완벽히 준비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게리의 메일로 베스에게 촬영차 먼곳으로 떠나게 되었다는
편지를 남긴 뒤에 친구부부의 요트를 빌려 자신으로 위장한 게리의 사체와 함께 폭파시키고
자신이 있던 뉴욕과는 멀고도 먼 서부지역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아 끝없이 질주한다.
3부
몬태나의 마운틴폴스에 다다른 벤(이제는 게리로 위장한)은 그곳에 정착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제는 풍족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러 다른 고민없이
소일거리를 하며 사는 삶에 만족하며 서서히 행복을 찾아가던중
취미로 그 지역 사람들의 모습과 일상들을 한 장씩, 두 장씩 찍기 시작한다.
그런 사진들이 그 지역 신문사 '몬태난'지의 기자인 루디에게 발견되고
그는 벤의 남다른 재능을 눈여겨보고 자신의 신문사로 사진을 가져간다.
이후 '몬태난'지의 사진부장인 앤 에임스를 만나고
점점 명성을 쌓아가던중 이제는 애인사이로 발전된 앤과 앤의 오두막집에 놀러갔다가
다음날 산불현장에서 목숨걸고 찍었던 사진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다.
그러나 사회적인 성공을 차치하고 신분이 탄로날까 전전긍긍하던 차에
자신의 지역사진전시회 행사에서
소호에 유명갤러리를 가지고 있는 엘리엇 버든이란 남자와 함께 나타난 애인이
옛 아내인 베스임을 알고 행사장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아파트에 도착한 벤은 그곳에서 루디를 다시 만나는데
이미 그는 그의 정체를 알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협박하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벤과 루디는 드라이빙을 하는데
만취한 상태로 루디가 운전하던 차는 마주오던 트럭을 피하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벤은 떨어지기 직전 가까스로 탈출한다.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앤의 오두막에 도착한 다음날 충격적인 뉴스를 보게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낡은 MG와 같이 추락한 사람이 루디가 아닌 게리 서머스로 인식되어
그는 아쉽게 요절한 천재사진가로 변해있었다.
이후 시끄러운 세상으로부터 도망쳐온 앤과 다시만나고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부침끝에 동행하기로 한 그들.
벤은 다시 또 다른 새로운 인물로 태어나고
미국 최대의 에이전시에 들어가게 된 앤을 따라 LA로 가서
결혼하고 아들을 낳고 조용히 살아간다.
그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소설 속의 나왔던 다음 글이 더를라스 케네디가
이 책이 담고 싶던 이야기를 축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생의 비상을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족이라는 덫에 더 깊이 파묻고 산다.
가볍게 여행하기를 꿈꾸면서도,
무거운 짐을 지고 한 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을 만큼 많은 걸 축적하고 산다.
다른 사람 탓이 아니다. 순전히 자기 자신 탓이다.
누구나 탈출을 바라지만 의무를 저버리지 못한다.
경력, 집, 가족, 빚, 그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발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안전을,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제공하니까.
선택은 좁아지지만 안정을 준다.
누구나 가정이 지워주는 짐 때문에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짐을 떠안는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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