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들어가며: 모든 민주국가에 던지는 경고

오늘날의 민주주의는 파시즘과 공산주의, 혹은 군부 통치와 같은 노골적인 형태의 독재가 아니라

선출된 지도자의 손에서 죽어가고 있다.

쿠데타로 인한 즉각적이고 뚜렷한 형태가 아니라 위험하면서도 미묘하고 점진적인 방식으로 이뤄진다.

극단주의 선동가는 어느 사회에서나 등장하기 마련으로

헨리 포드, 휴이 롱, 조지프 매카시, 조지 윌리스와 같은 인물들이 그들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극단주의자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선출된 독재자는 민주주의 제도를 정치 무기로 삼아 마음껏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사법부를 비롯한 중립 기관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무기로 활용하고

언론과 민간 영역을 매수하고(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정치 게임의 규칙을 바꿔서 경쟁자에게 불리하게 운동장을 기울인다.

200년 넘는 세월을 견뎌낸 견제와 균형의 메디슨 시스템은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으로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1장 민주주의자와 극단주의자의 치명적 동맹

말과 사슴이 싸움을 벌였다. 말은 사냥꾼을 찾아가 사슴에게 복수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사냥꾼은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정말로 복수를 하고 싶거든 내가 고삐로 널 조종할 수 있도록

입에 마구를 채우고, 사슴을 쫓는 동안 내가 편히 앉도록 등 위에 안장을 얹어야 해."

말은 기꺼이 동의했다. 결국 말은 사냥꾼의 도움을 받아 사슴을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말은 사냥꾼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내려와요. 입과 등에 채운 것도 풀어주세요."

하지만 사냥꾼의 대답은 이랬다. "이봐.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이제 막 마구를 채웠잖아.

난 지금 이대로가 좋단 말이야." - <말과 사슴. 그리고 사냥꾼>. ≪이솝 우화≫

 

솔리니와 히틀러의 등장 시나리오는 독재자를 권력의 앉힌 "치명적 연합"의 대표 사례다.

이와 같은 악마의 거래는 기성 정치 세력이 아웃사이더에게 정당한 도전자의 자격을 부여할 때

아웃사이더에게 유리하게 흘러간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의 집권 역시 이러한 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린츠의 연구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독재자를 감별할 수 있는 네 가지 경고신호를 개발했다.

1) 말과 행동에서 민주주의 규범을 거부하고

2) 경쟁자의 존재를 부인하고

3) 폭력을 용인하거나 조장하고

4) 언론의 자유를 포함하여 반대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정치인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이러한 기준 중 하나라도 충족한다면 우리는 그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정치인들이 전제주의 리트머스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이는가?

주로 포퓰리즘 아웃사이더가 그렇다.

포퓰리스트는 기성 정치에 반대한다. 그들은 자신이 '국민'의 목소릴 대변하면서,

부패하고 음모를 꾸미는 엘리트 집단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기존 정당 체계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기성 정치인들을 비민주적이고 비애국적인 자들로 매도한다. 또한 지금의 통치 시스템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며, 엘리트 집단이 독점한, 부패하고 상처입은 가짜 민주주의임을 유권자에게

강조한다. 포퓰리스트는 엘리트 집단을 처단해서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포퓰리스트가 선거에서 이길 때 그들은 종종

민주주의 제도부터 공격한다. 남미의 대표적인 포퓰리즘 아웃사이더로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우고 차베스, 에보 모랄레스, 루시오 구티에레스, 라파엘 코레이이다.

 

1)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 * 헌법을 부정하거나 이를 위한할 뜻을 드러낸 적이 있는가?
* 선거제도를 철폐하고, 헌법을 위반하거나, 정부 기관을 폐쇄하고, 기본적인 시민권 및 정치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권력을 잡기 위해 군사 쿠데타나 폭동, 집단 저항 등 헌법을 넘어선 방법을 시도하거나 지지한 적이 있는가?
* 선거 불복 등 선거제도의 정당성을 부정한 적이 있는가?
2)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 정치 경쟁자를 전복 세력이나 헌법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국가 안보나 국민의 삶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가?
* 상대 정당을 근거 없이 범죄 집단으로 몰아세우면서, 법률 위반(혹은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아 그들을 정치 무대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자장한 적이 있는가?
* 정치 경쟁자가 외국 정부(일반적으로 적국)와 손잡고(혹은 그들의 지시에 따라) 은밀히 활동하는 스파이라고 근거도 없이 주장한 적이 있는가?
3)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 무장단체, 준군사조직, 군대, 게릴라, 혹은 폭력과 관련된 여러 조직과 연관성이 있는가?
* 개인적으로 혹은 정당을 통해 정적에 대한 폭력 행사를 지원하거나 부추긴 적이 있는가?
* 폭력에 대한 비난이나 처벌을 부인함으로써 지지자들의 폭력 행위에 암묵적으로 동조한 적이 있는가?
* 과거나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심각한 정치 폭력 행위를 칭찬하거나 비난을 거부한 적이 있는가?
4)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성향 * 명예훼손과 비방 및 집회를 금지하거나, 정부 및 정치조직을 비난하는 등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하는 법률이나 정책을 지지한 적이 있는가?
* 상대 정당, 시민 단체, 언론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는가?
* 과거에 혹은 다른 나라의 정부가 행한 억압 행위를 칭찬한 적이 있는가?

<전제주의 행동을 가리키는 네 가지 주요 신호>

 

잠재적 독재자를 걸러내야 할 일차적 책임은 민주주의 문지기인 정당과 그 지도자들에게 있다.

극단주의 세력을 고립시키고 억제하는 '거리두기'를 위해서는

첫째, 잠재적인 독재자를 선거 기간에 당내 경선에서 배제한다.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도 공천하려는 유혹을 떨쳐내야 한다.

둘째, 정당의 조직 기반에서 극단주의자를 제거한다.

두 번의 세계대전 사이에 스웨덴 보수당(AVF)의 사례 - 급진적인 스웨덴 민족주의 청년동맹 집단을 당에서 제명

셋째, 반민주적인 정당이나 후보자와의 모든 연대를 거부한다.

당장의 선거를 위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는 연합은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사례처럼 장기적으로는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넷째, 극단주의자를 체계적으로 고립시킨다.

잠재적인 독재자를 정상인으로 보이게끔 만들거나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극단주의자가 유력 후보자로 떠오를 때 주요 정당들은 연합 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이념적으로 멀다고 해도 민주주의 질서를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상대 정당과 연합할 수 있어야 한다.

1936년 벨기에 총선의 사례 - 극우 세력 정당을 막기 위한 중도우파 정당들의 연합

 

2장 무력화된 정당

 

3장 왜 정치인들은 잠재적 독재자를 방조하는가

'집단적 포기', 다시 말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인물에게 권력을 넘기는 행동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잠재적 독재자를 통제하거나 길들일 수 있다는 착각이다.

둘째, 사회학자 이반 에르마코프가 '이념적 공모'라고 부른 개념으로 집단적 포기를 택한 주류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잠재적 독재자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경우에 해당된다.

집단적 포기의 사례 - 2016년 미국 대선

잠재적 독재자를 막아선 사례 - 2016년 오스트리아 보수 진영의 녹색당 후보 지지 결단

2017년 프랑스 보수 진영 후보 프랑수아 피용의 에마뉘엘 마크롱 지지 설득


4장 합법적으로 전복되는 민주주의

* 심판 매수 *

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독재자의 시도는 종종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독재자는 의회 승인을 얻고, 대법원으로부터 합법 판결을 받는다. 심지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노력으로 비친다.

* 경쟁자, 매수하거나 탄압하거나 *

많은 독재자들은 정권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주요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택한다.

이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들거나 뇌물을 준다.

* 운동장 기울이기 *

헌법과 선거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제도를 바꿈으로써 저항 세력을 약화하고,

경쟁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운동장을 기울인다.

말레이시아 지배 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불공정한 선거구 확정, 즉 게리맨더링의 사례

* 그들은 국가위기를 즐긴다 *

잠재적 독재자는 자신의 반민주적인 조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경제 위기나 자연재해,

특히 전쟁과 폭동,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을 구실로 삼는다.

1969년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례 - 그 주체가 드러나지 않은 폭격 직후 계엄령 선포

9.11 테러 직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사례 - 급상승한 지지율 이후 미국 애국법의 통과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하면 전제주의 조치에 대해 국민들은 관대해진다.


5장 민주주의를 지켜온 보이지 않는 규범

헌법이라고 하는 보호 장치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지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치밀하게 설계되었던 바이마르 헌법이었으나 1933년 히틀러의 권력 강탈에 무너진 사례

미국의 민주주의를 정치 모델로 삼았던 여러 남미 국가들이 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례

* 상호 관용, 혁신적이고 놀라운 규범 *

정치 경쟁자가 헌법을 존중하는 한 그들이 존재하고, 권력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이며,

사회를 통치할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개념.

존 애덤스를 위시한 연방주의자와 토머스 제퍼슨을 앞세운 공화주의자의 갈등 봉합 사례

* 제도적 자제, 오래된 전통의 규범 *

지속적인 자기 통제, 절제와 인내, 혹은 법적 권리를 신중하게 행사하는 태도

또한 법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자세를 말한다.

자제 규범이 강한 힘을 발휘하는 나라에서 정치인들은 제도적 특권을 최대한 활용하려 들지 않는다.

조지 워싱턴 이후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직을 내려놓은 것이 선례로 남았던 사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위반 이후 결국 수정헌법 22조의 탄생으로 이어짐.

 

6장 민주주의에 감춰진 시한폭탄

상호 관용에 대한 매카시즘의 파괴 활동은 1952년 절정에 달하지만 아이젠하워가 막상 백악관에 입성하고 나니

공화당 지도부의 관심은 시들해졌고 많은 비난을 받는 그의 정치 생명은 끝이 났다.

 

7장 규범의 해체가 부른 정치적 비극

2000년 엘 고어가 조지 W. 부시에게 대선을 패배한 이후

부시는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당파 간 전쟁은 그의 임기 8년 동안

더욱 심화되었다. 초당적 협력은 사라지고 공화당이 전적으로 우측 행보를 이어가자 민주당 상원 지도부도

원내 규칙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화당의 입법 시도를 막거나 연기시켰다.

비록 시작은 공화당의 급진화였지만, 지금의 양극화는 미국 정치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각 당을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상대당 지지자에 대한 혐오나 불쾌감이 1960년대 조사 때보다

확연히 올라간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 온 정당 재편에서 비롯되었다.

사실 20세기 대부분 미국의 양당은 다양한 유권자 집단과 넓은 정치 견해를 포괄하는

이른바 이념적 '빅텐트'를 이루고 있었다.

민주당은 진보주의 뉴딜 연합, 노동조합, 가톨릭 이민자 2세대 및 3세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부 보수주의 백인 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했고

공화당은 북동부 진보주의자부터 중서부 및 서부의 보수주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했다.

개신교 집단은 양당에 모두 겹쳐 있었다.

이처럼 정당의 내부적 다양성을 서로 간의 갈등을 완화했다.

1964년 시민권법과 1965년 선거권법으로 정점을 이루었던 시민권 운동들은 이러한 정당 구도를 무너뜨렸다.

시민권법으로 충돌했던 양당은 민주당을 시민권을 지지하는 정당으로

공화당을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정당으로 규정해 버렸다.

닉슨의 '남부 전략'과 레이건의 암묵적인 인종차별 메시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던 남부 지역이 공화당 기반으로 바뀌게 되었다.

동시에 거의 100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된 남부 지역의 흑인들은

북부의 많은 진보적인 공화당 지지자들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이념이 곧 정당의 정체성이 되었으며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민주당 내 보수주의 인사, 공화당 내 진보주의 인사가 사라졌고, 그에 따라 정당 간 공통분모도 줄어들었다.

1960년대만 해도 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백인 개신교 집단은 여러 원인과 낙태 합법화 판결 등으로

현재는 대부분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민주당 지지자 중 성실히 교회에 나가는 비중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규범 파괴가 대부분 공화당에 의해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폭스 뉴스를 위시한 언론의 변화가 공화당에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이들 언론들은 "타협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정당 노선에 충실히 따르지 않는 공화당 정치인들을 거칠게 공격했다.

자금이 풍부한 보수주의 이익단체들은 강경 입장을 더욱 강화했고 2010년 선거 자금 규제 완화가 더해지면서

오바마 임기 내내 공화당 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처럼 후원자와 압력단체가 권력의 핵심을 장악하면서 공화당은 극단주의 세력에 더욱 취약해지고 말았다.

거기에 백인 집단의 사회 지위, 정체성, 소속감이 위협받고 있다고 인식되면서 극단적인 적개심이 타올랐다.

미국 사회를 오랫동안 지켜주었던 연성 가드레일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8장 트럼프의 민주주의 파괴


9장 민주주의 구하기
과거 미국 사회는 지역적, 당파적 적대감으로 분열되었고, 결국 내전으로 정치 재앙을 경험했다.

그래도 미국의 헌법 체계는 회복되었고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가 새롭게 개발한 규범과 불문율은 한 세기 넘게

정치적 안정성을 지켜주었으나 그러한 안정은 인종차별과 남부 지역의 일당 지배라는 값비싼 대가였다.

1965년 이후 미국은 민주화 과정을 이뤄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변화는 다시 정당정치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라는 규범은 미국 헌법에 적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그 규범이 무너질 때 미국 헌법의 견제와 균형은 우리의 기대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2016년 선거 이후로 진보 진영의 많은 정치 평론가들이 민주당도 "공화당처럼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가 자제의 규범을 져버린 상황에서 혼자서 자기 통제와 예의를 지키는 것은 권투 선수가 한 손을 뒤로 묶고

링 위에 올라서는 것과 같다고 바보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첫째, 외국 사례들은 이러한 대응 전략이 오히려 전제주의가 등장할 가능성을 높여주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략은 중도 진영을 위협함으로써 야당의 지지도를 떨어뜨리고

여당 내 반대파조차 야당의 강경한 태도에 맞서 단결하게 만든다.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의 사례 - 반차베스 세력의 2002년 군사 쿠데타 지원, 2005년 의회 선거 거부

그들은 차베스 정권을 무너뜨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대중의 지지마저 잃어버렸다.

게다가 차베스가 자신의 정적에게 반미주 세력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하고,

행정부가 군대와 경찰, 법원 조직에 개입하게 만들고, 저항 인사를 체포하거나 추방하고,

또한 독립적인 언론 매체를 폐쇄할 수 있는 명분까지 주고 말았다.

반면 콜롬비아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에 맞선 야당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초헌법적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 그들은 의회와 법원에 집중했다.

결국 2010년 2월 콜롬비아 헌법재판소가

우리베의 세 번째 임기 도전을 위헌으로 판결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제도적 채널이 존재할 때 정부 저항 세력은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설령 민주당이 강경 전술을 통해 트럼프를 무력화하거나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그러한 승리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그 이유는 다음 정권이 가드레일이 사라진 민주주의를 물려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제주의 행보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나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 규범을 어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의회와 법원, 그리고 선거를 통해 저항을 해야 한다.

포괄적인 연합은 분열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혁신적인 중도우파 정당으로 거듭난 독일의 기민당처럼 미국의 공화당은

극단주의자를 당의 주류에서 몰아내고, 전제주의와 백인 민족주의에 단호한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

민주당이 백인 노동 계층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서 소수민족의 영향력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당파적 양극화는 해결할 수 있어도 이는 과거로의 회귀하는 것이며 그들의 경쟁자인 공화당을 닮아가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들은 엄격한 자산 조사를 기반으로 한 제한적인 복지 정책이 아니라 보편적인 모델을 추구한다.

이러한 사회 구성원 대다수에게 혜택을 주는 복지 정책은 사회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다양한 유권자 집단을 연결하는 다리의 기능을 하면서 정치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

미국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그들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던 기본 규범을 되살려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규범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야 한다.

 

감사의 글

찾아보기

 

<관련 유튜브>

[알릴레오 북's 23회] 정치에 정답은 없다 /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알릴레오 북's 24회]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다 ※별책부록 포함 /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Posted by 시고르 남자

블로그 이미지
naver+daum->egloos->tistory (since 2003)
시고르 남자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