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성공의 상징, 손목 위에서 빛나다 - 롤렉스

2. 막장 드라마를 딛고, 화려하게 부활하다 - 구찌

3. 불멸의 사랑, 운명을 거스르다 - 샤넬

4. 변치 않는 고집으로 최고를 만들다 - 에르메스

5. 화려함과 우아함의 정점을 꿈꾸다 -디올

6. 가방으로 시작해 명품시장을 압도하다 - 루이비통

7. 1등 사냥꾼, 명품 제국을 만들다 - LVMH

8. 커피 한 잔으로 소비문화를 바꾸다 - 스타벅스

9. 몽상가 일론 머스크, 현실을 바꾸다 - 테슬라

10. 천재의 집착, 새로운 시대를 열다 - 애플

11. 한국의 재벌 세계 일류가 되다 - 삼성

12. 꿋꿋하게 정도경영을 추구하다 - LG

13. 도전과 뚝심이 기적을 만들다 - 현대

14. 모바일로 대한민국을 연결하다 - 카카오

 

유튜브 채널 '14F'의 코너였다가 인기를 끌어 이후 독립 채널이 된 '소비더머니'는

흥미로운 기업사를 조현용 기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20분 내외로 빚어낸 콘텐츠로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중 많은 사랑은 받았던 14개 기업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발간되었다.

Posted by 시고르 남자

[목차]

 

프롤로그 과학의 역사, 그리고 사람의 역사

1장 과학의 관념은 필연인가

1. 자연이라는 책을 숫자로 쓰다
2. 시곗바늘은 왜 시계 방향으로 도는가
3. 우주의 척도를 위해 인간의 척도와 결별하다4. 뉴턴의 색, 괴테의 색
5. 어둠은 결핍일까
6. 뜨거움의 본질을 찾아서
7. 영하 273.15도가 말하는 것
8. 인간이 고안한 칼로리, 인간을 지배하다
9. 철도는 시공을 가로지른다
10. 인간을 닮은 기계 앞에서
11. ‘옥도정기’가 ‘아이오딘’ 팅크처가 되기까지
12. 중국의 주기율표는 어떻게 생겼을까
13. 이슬람 역법과 라마단
14. 인간은 언제 새해를 열고자 하는가
15. 딸기에게도 조국이 있는가
16. 가상세계, 그 뿌리는 여전히 현실에

2장 한국 과학의 인물들

1. 과학자의 초상은 우리의 자화상
2. 근대의학의 선구자 김익남
3. ‘과학조선’을 꿈꾸며 날아오른 안창남
4.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를 보고 떠오른 이름, 송기주
5. 우장춘을 ‘씨 없는 수박’에서 해방시키자
6. 한 장의 사진, 세명의 박사, 세갈래의 인생
7. 우리에게는 일본인 스승도 있었다
8. 새 나라의 과학을 일구려던 이들은 왜 흩어졌는가
9. 삼수갑산, 초신 퓨, 그리고 주체섬유
10. 한국 최초의 노벨상 후보를 아십니까
11. 분단되 산하, 새에 실어 보낸 마음
12. 전국민에게 장영실을 알린 과학사학자 전상운
13. 기능올림픽을 빛낸 과학 영웅들
14. 우리는 아직도 과학 영웅을 기다린다

3장 한국 과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 조선에 하늘을 나는 수레가 있었다고?
2. 천하제일의 조선 천문학 『칠정산』
3. 미신은 달력이 아닌 우리 마음속에
4. 서양 선교사를 늦게 만나 일찍 근대화를 하지 못했다는 착각
5. 되찾은 한글, 어떻게 쓸 것인가
6. 외래 기술 연탄, 한국인의 추억이 되다
7. 우리 근현대사의 애환, 리어카
8. 아파트에 김치냉장고를 두고 살기까지
9. 그 많던 포마토는 누가 다 먹었을가
10. 우표 속의 과학자들
11. 4차 산업혁명, 번역 속에서 길을 잃다
12. 이과 감성이 따로 있을까
13. 문·이과의 ‘두 문화’를 넘어서려면
14. 과학을 즐거운 문화로 누릴 수 있을까

4장 과학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1. 황금돼지해를 만들어서라도 바라는 마음
2. 부처님은 1년에 몇번이나 오시나
3. 평양의 시계가 서울보다 30분 더디 갔던 까닭
4. 비타민으로 공습에 대비한다?
5. 일본 의사들의 각기균 찾기 소동
6. 추억의 알약 ‘원기소’에 담긴 역사
7. 동아시아 사람들은 ‘야쿠르트’를 좋아해
8. 원자 궤도 모형은 어떻게 과학의 상징이 되었나
9. 우리는 우주를 어떤 색깔로 보고 있는가
10. 인간은 이미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11. 수소경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만능열쇠일까
12. 사시사철 누리는 신선함의 이면
13. 상상의 공간, 달의 저편
14. 무한한 자연을 유한한 단위의 순환으로 표현하는 인간

에필로그 한없이 가까워지는 끝없는 여정, 그것이 주는 기쁨
이미지 출처

 

무지는 편견을 낳고, 편견은 두려움을 낳는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 두려움을 가리기 위해 남을 혐오하고 공격한다. 만일 다른 문화, 인종, 젠더, 계층에 대해 공연한 거리감과 미움이 생겼다면 그 이유는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모르고, 무엇에 편견을 가지게 되었는가. - P22

 

한반도 최초의 아파트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인 노동자의 집단 숙소로 지은 것이다. 광복 이후로 한정하면 1958년 종암아파트가 건립되었고, 1962년에는 대한주택공사가 마포 일대에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 시작함으로써 한국인의 주거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파트에 대한 인식도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에서 중산층의 고급 주택으로 바뀌었고, 1980년대의 부동산 투기 열풍 덕분에 아파트는 재산 축적과 증식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 되었다.

'2019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선을 보인 연탄보일러를 활용하면, 방바닥에 온수파이프를 깔고 연탄불로 데운 온수를 방으로 순환시켜 바닥을 데울 수 있었다. 들어가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사실상 온돌과 같은 효과를 내는 셈이었다. 연탄보일러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바람이 불면서 '새마을 보일러'로 이름을 슬그머니 바꾸어 보급되었고, 석유보일러가 연탄을 대체할 때까지 꽤 널리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1970년대 지은 아파트 중에는 층마다 복도 끝에 각 가구의 연탄아궁이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구조를 한 것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바닥에 온수를 순환시켜 온돌과 같은 효과를 내는 난방 방식을 발명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바로 '낙수장'으로 유명한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다. 라이트는 일본의 부호 오쿠라 기하치로에게 설계 의뢰를 받고 1914년 겨울 도쿄를 방문했는데, 오쿠라의 조선식 별채(사실은 경복궁의 동궁 건물을 뜯어다 지은 것이다)에서 차를 마시며 온돌 난방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라이트는 눈에 보이는 난방 시설이 없는데도 갑자기 봄이 된 것처럼 따뜻해지는 이 경험에 깊이 감동하고, 이후 자신이 설계하는 건물에 온수파이프를 바닥에 까는 난방 방식을 종종 활용했다. 이 기술이 뒷날 한국에 역수입되어 아파트의 온돌이 된 것이다. - P249

Posted by 시고르 남자

[목차]

 

프롤로그 : “그건 참아도 이건 못 참지!”·7

1부 형성
1장 과거제도, 한국 능력주의의 기원?·27
2장 자연화한 능력주의: 사회진화론·43
3장 입신출세주의와 교양물신주의·59

2부 현대 한국
4장 학력주의와 능력주의의 묘한 관계·75
5장 엘리트는 어떻게 ‘괴물’이 됐나·95
6장 한국 능력주의의 특징·123

3부 가치관과 민주주의
7장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물으신다면·143

4부 능력주의 비판
8장 불평등 그리고 이데올로기·199
9장 ‘이상적 능력주의’ 비판·222

5부 대안
10장 길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245

에필로그 : 최후의 능력주의자·298

주·305
참고문헌·326

 

한국의 가계소득 격차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6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이다. 즉, 선진 자본주의 국가 중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이 큰 문제'라고 걱정하고 분노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곰곰 듣다 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이 정말 걱정하고 분노하는 대상이 '불평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불평등'이 아니라 '불공정'에 불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 - P7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 그 심성의 기저에 도사린 것이 바로 능력주의다. (중략)

능력주의는 왜 나쁜가?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당연시함으로써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민주주의도 악화한다. - P8

 

능력주의의 핵심기능은 불평등이라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온전희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그 결과 불평등으로 가야 할 문제의식은 모두 불공정 논란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중략) 많은 사람들이 상속이나 세습은 신분에 따른 차별이며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능력에 따른 차별은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생각한다. 틀렸다. 둘 다 불공정하고 부정의하다. - P9

 

능력주의가 사회의 철칙으로 맹신되고 있기에 그것은 '혐오놀이'를 정당화하는 논리가 되기도 했다. 능력주의를 과도하게 내면화한 이들은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혐오의 대상으로 삼으면서도 별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 P19

 

요컨대 한국 능력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시험을 통한 지대추구와 승자 독식의 제도화라고 할 수 있다. - P133

 

언더도그마를 강변하는 이들 대부분이 극우세력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들은 역차별의 불공정성을 호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차별과 혐오의 정당함을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능력주의는 위계서열화의 논리이고 그 논리의 막장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결국, 강자선망-약자혐오다. - P139

 

일반적 의미에서 평등주의는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갖는 건 불공평하다"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형 평등주의는 "나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이다. 자매품으로 "내 새끼도 서울대 가야 한다"와 "나도 MBA 따야 한다" 등이 있다.  즉, 일반적 평등주의는 '사회 전체의 비대칭'을 문제 삼는 데 비해, 한국적 평등주의는 '부자와 나의 비대칭'만 문제 삼는다. - P146

 

특권의 불평등에 분노해 그것을 없애려는 게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에 분노하며 특권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 이 경향은 계층, 세대, 이념까지도 초월한다. - P162

 

정말 사람들 생각처럼 한국이 '개천용' 사회에서 세습사회로 변했을까? 놀랍게도 많은 실증적 연구들은 그 증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한다. '개천용' 사회냐 세습사회냐를 따져보는 사회 과학적 개념은 '계층 이동성'이다. 한국 사회의 계층 이도엉에 대한 정밀하고 종합적인 연구논문이 2020년에 발표됐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계층 이동성은 사람들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최근 출생 코호트로 오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계급적 상관성이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출생 코호트로 오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계급적 상관성이 약화됐다'는 말은 쉽게 말해 '세습의 약화'를 의미한다.

이 연구만이 아니라 다수 연구들이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바에 따르면 한국은 과거에 생각만큼 '개천용' 사회가 아니었고 지금은 생각만큼 세습사회가 아니다. - P264

 

피지개티는 이런 일이 재연되는 것을 막으려면 "최상위 소득을 최하위 소득과 연동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사회에서 정해진 최저임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최고소득을 설정하고, 그 몇 배수가 넘는 소득에는 모두 100%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이 정책은 시행 즉시 그 사회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의 경제적 운명을 얽어맬" 것이고, 이제 최상위층은 최하위층의 삶에 크나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 P270

 

미국의 걸출한 부자 벤처 투자가인 닉 하나우어는 2013년 상원 경제정책 청문회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부자들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음으로써 부자가 됩니다. 사업해본 사람이면 고용을 늘리는 게 최후의 수단이고, 고객 수요가 늘어나 꼭 필요할 때만 하는 조치임을 누구나 압니다. 부자들은 버는 만큼 수요를 만들지도 않습니다. 저는 중간임금의 1천 배를 벌지만 1천 배만큼 물건을 사진 않습니다. 저희 가족은 차를 세 대 소유하고 있습니다. 3천 대가 아니고요."  한국 역시 재벌이나 슈퍼리치의 고용효과는 크지 않다. 부자들의 힘, 특히 사회적 기여는 턱없이 과장되는 반면 노동자의 사회적 기여는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 P271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모두 성취했을 뿐 아니라, 부패한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켰을 정도로 정의로운 시민들이, 왜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집단행동에는 잘 나서지 않을까? (중략)

여러 자료를 통해 드러난 한국인의 가치관은 불평등에 대한 강한 선호와 경제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자기표현 가치로 요약된다. 불평등 선호는 주로 형평 원리, 능력주의 원칙, 소득 불평등에 대한 강한 지지로 표현됐고, 낮은 자기표현 가치는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낮은 관용 수준,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낮은 문제의식, 경제 수준에 비해 매우 낮은 성평등 수준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자기표현 가치는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콜롬비아, 멕시코보다 낮고 같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홍콩, 태국, 중국 아래에 있다. - P278

 

샤이델은 방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섬뜩한 진실을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불평등이 급격히 완화된 계기는 크게 네 가지다. 대규모 인구이동을 수반한 전쟁, 유혈혁명, 국가붕괴, 전염병 창궐이 그것이다. 즉, 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앙이 빈부격차를 줄인다. 미래에 인류가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샤이델의 전망은 암울하다. 20세기 초와 같은 끔찍한 재앙이 재현될 가능성이 낮고 인구 노령화 등 불평등을 악화시킬 조건들은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략) 15년 전만 해도 기세 등등했던 신자유주의 유행도 이제는 크게 꺾인 모양새다. 피케티와 같은 학자들을 필두로 강력한 재분배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확실히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과격한 평등화 요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문제 제기도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 P281

Posted by 시고르 남자

[목차]

 

서문
불확실성과 조절 불가능성이 가져올 미래를 그려보다

1부
코로나 시대의 심리적 단상
1장 코로나19 3년차, 한국인의 마음속은 안녕한가?

2부
다가올 미래의 위기와 기회
2장 팬데믹, 그리고 분열과 결합의 시대

3부
주제별로 살펴본 2022-2023 전망
3장 회자정리 거자필반의 세계 경제
4장 민주당 vs 국민의힘, 엇갈리는 위기와 기회
5장 새로운 문화전쟁: 약좌弱座의 게임
6장 청년들은 왜 중국을 싫어하는가?
7장 K의 미래: 지금은 K의 정점이 아니다
8장 여행과 여가의 미래
9장 플랫폼경제 시대의 노동
10장 탈원전 혹은 탈-탈원전: 무엇이 정의고 우리의 미래인가?

 

"현재 주요 대선후보들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원전 비중을 줄인다는 점에서 합일점에 도달해 있다."

2022년 3월 예정된 대선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원자력 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이다. 탈원전에 대한 세부적인 정책 내용과 논조에는 차이가 있으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고 확장은 가급적 지양하고 축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을 공통으로 제시했다. 2011년 일어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안은 커졌고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이 기름을 부었다. 당시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주 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해 태도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이 전국적으로 38.9%로 나왔으며, 인근에 원자력 발전이 밀집한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74.1%로 나타나 2017년 대선 국면에서 해당 부울경 지역의 민심 획득을 위해서는 탈원전 정책을 내놨어야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1년 9월, 우리나라도 혁신형 SMR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그 규모는 5,800억 원에 이른다. 원전 안전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탈탄소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전기 가격을 낮추는 데 있다.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 사용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석탄·천연가스에서 나오는 전기가 재생에너지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10년 동안의 재생에너지 가격의 변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풍력은 석탄보다 22%, 태양광은 무려 223%나 비쌌다. 2009년 359달러였던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는 2019년 40달러로 무려 89%나 떨어졌다. 풍력 역시 135달러에서 40달러로 70%나 하락했다. 반면, 원자력은 123달러에서 155달러로 26% 상승했다.

그 결과 더 도전적인 재생에너지 목표를 세우는 국가가 증가했다. 독일 정부는 2030년 계획 중 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 50%에서 65%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은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있는데, 에너지부는 현재 3% 수준인 태양광의 전력 비중이 2035년에는 40%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비지니스 워치

일본은 2050년 발전량의 50~60%를 재생에너지로 계획하고 있으며, 영국은 약 6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계획한다. 국제에너지기구에서는 2050년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전력생산량의 88%를 차지해야 하는 탄소중립 경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10월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60.9~70.8%로 제시했다. 그리고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2%로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확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우리 에너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탈원전 정책과 재생에너지 확장 정책은 분리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2050년 원자력의 비중은 6.1~7.2%를 차지한다. 탈원전 정책은 '노후 원전을 설계수명에 따라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탈원전 정책이 완전히 실현되는 시기는 신고리 5·6호기 수명이 종료되는 2081년쯤이 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60년 후의 미래이니 계획과 실현 사이에 수많은 불확실성이 놓여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임시방편으로 발전소에 그대로 쌓여 있는데, 저장 용량의 97.1%가 차 있는 상태며, 2024년에 이르면 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원자력 옹호론자들은 사용후핵연료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전 세계에서 핀란드와 스웨덴만이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국가·지역은 임시저장시설 증설을 하며 중요한 결정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는 1983년부터 10여 차례 시도해봤지만, 모두 실패했다. 계속 검토만 반복할 뿐이다.

Posted by 시고르 남자

[목차]

 

작가의 말 | 낯선 것에의 환대로

1. 환각의 세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나의 시대, 나의 세대, 나의 삶
밀레니얼과 시소의 세계관
우리는 신념을 소비한다
저출생은 거대한 가치관 변화의 문제다
우리는 왜 연애를 갈망하는가
블루보틀에서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옹호
아재들의 전성시대, 청년들의 절망시대
우리는 노력을 조롱하는가
청년의 통찰로 말해져야 한다
청년들은 독서를 하지 않는가
세상이 좋아질 것 같은가
대학 도서관을 둘러싼 상처들
불안에는 비용이 든다
기성세대의 ‘정의’와 청년세대의 ‘공정’
공정성, 그 작은 세계의 룰?
공부는 신분을 바꾼다
절망과 욕망 사이: 교육과 공정성
청년 문제의 착시
실패로부터 성장한다는 막연한 믿음에 대하여
‘포기’라는 트렌드
타인들의 세상, 청년들의 세계, 〈버닝〉
청춘을 뒤로하고 꿈을 택하는 일에 관하여

2. 젠더에 대하여:
여성에 관해 덜 말해질 때란 결코 오지 않았다

어머니의 삶으로부터
가부장이 불가능해진 시대의 한국, 청년, 남성
이것은 ‘인간’에 관한 문제다: 미투운동에 관하여 1
갈라파고스 섬에서의 투쟁: 미투운동에 관하여 2
디지털 성범죄: 싸워야 할 것은 일상에 스며 있다
이 ‘가벼운’ 범죄로
식욕은 ‘채우는’ 것인데, 왜 성욕은 ‘푸는’ 것일까
그것은 성적 대상화가 아니다
강남역 이후의 세계와 폭력의 그물망
버릴 수도 없으면서 사랑할 수도 없는
나는 사립 남자고등학교를 나왔다
가장 형식적인 것들이 가장 실체적인 것들로, 〈콜레트〉
형법 269조와 낙태죄의 논리
엄마가 되었다는 이유로
아이 없는 세계와 ‘나의 권리’
비행기 타는 부모가 환영받는 방법
바로 곁에 있는 사람, 〈82년생 김지영〉
바람이 있다면, 기억되는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3. 개인과 공동체: 우리는 서로 뒤섞이는 바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가: 선의상실
분노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
숭고한 두 여성을 본다
‘나의 권리’는 절대 진리인가
부동산이 우리를 미치게 만들고 있다
타인을 낙인찍는 쾌락에 관하여
정치적 올바름과 ‘가치’에의 혐오
이해할 수 있다는 것과 용납할 수 없다는 것
편견은 끝을 모르고 영혼을 파고든다, 〈그린북〉
폭력은 돌고 돌아 어느 가정의 아이에게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원더〉
인문학 열풍이 남긴 것
대학원생들에게 지도교수의 권력이란 절대적이다
정의에의 열망은 부정의의 증거다
가족의 울타리, 사회의 집
그렇게 절실한 서로의 쓸모, 〈나, 다니엘 블레이크〉
애도의 법정에서

 

2018년 통계청 자료에서 가임여성 1명 당 출산율은 0.977명인 데 비해 기혼여성의 출산율은 2명에 가까운 수준이니,

무엇보다도 이 문제는 비혼에 대한 가치관과 가장 큰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 P44

 

청년세대는 이미지에 닿길 원한다. 이미지를 소유하길 원하고, 그 이미지 속에 있길 바란다. 최신의 혹은 가장 핫한 이미지를 누구보다 빨리 누리길 원하고, 그 이미지에 닿지 못함에 안달한다. 그래서 블루보틀 현상에도 그 밖의 핫한 이미지, 즉 핫플레이스, 호캉스, 유명 관광지, 명품 소비에 따라붙기 마련인 '인증샷 문화'가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 P59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그래서 어딘지 괴기스러워 보인다. 흔히 청년세대에 대한 이야기들은 대개 절망과 포기로 수렴된다.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로 인해 우울, 좌절, 증오, 혐오 같은 현상이 얼마나 일상화되었는지가 늘 문제시된다. 그런데 정작 청년세대가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SNS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그곳은 언제나 밝고 희망차고 화려하다. 청년세대에 대한 담론과 인스타그램의 간극은 마치 매트릭스의 밖과 안처럼 극명하다.

수많은 청년들이 끊임없이 여행을 떠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동남아, 유럽, 미주, 남미 그 어느 대륙의 어느 구석에 있는 마을이나 도시를 해시태그로 검색해도 그곳에서 웃고 있는 청년을 만날 수 있다. - P62

사실 이 간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한 청년담론, 청년세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 간극이야말로 청년세대가 지닌 딜레마의 핵심이자 청년들의 가장 절실한 실존적 문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그들이 언제나 밝고 화려한 이미지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그런 방식으로 끊임없이 전시하고, 또 그렇게 전시된 이들 속에 있는 동안에만 온당한 곳에 있다는 느낌을 얻는다. 나는 예전부터 이를 '상향평준화된 이미지'라 불러왔다. 이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것은 죽음보다 두려운 일이다.

인스타그램에는 몇만에서 몇십만 정도의 팔로워를 거느린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대단한 무엇을 하는 건 아니다. 대단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들도 아니고, 팔로워들에게 아주 의미 있는 무언가를 선물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삶을 전시하는 스토리텔링에 뛰어나지도 않다. - P63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순간들은 삶의 극히 일부, 아주 잠깐의 시간들일뿐이다.

문제는 우리의 삶이 실제로 그러하며, 그러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점점 심화된다는 것이다. - P64

어떤 이미지로 전시된 자신에 대한 흡족함은 결코 지속 가능한 행복이나 기쁨을 주지 않는다.

삶이 온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적어도 '타인들의 이미지' 속에 있지는 않다. - P65

 

마지막으로 에릭 호퍼의 말을 되새기며 '분노사회'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에릭 호퍼는 《맹신자들》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자신과 화해한 자만이 세계에 대한 공정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정당한 분노와 사회의 변화는 오직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신과 화해한 개인들에 의해서만 실천될 수 있다. - P 259

 

부동산이 악질적인 이유는 실제로 일관되게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다는 데 있다. 느긋한 태도로, 현명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상의 행복을 누리던 어느 가족의 삶을 박살 내버린다. (중략) 평생을 성실히 살아도 얻을 수 없는 돈을 그저 주워 담는 존재들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난다는 이야기가 일상의 평화에 침투해 조급함, 강박, 초조, 불안을 만들어낸다. - P270

Posted by 시고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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