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는 대사가 많았음. 영화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류준열이 '이선생'이지 않을까 의심했지만 조진웅이 십 년 넘게 쫓아온 인물이라기엔 너무 어리고 범죄조직의 최상층부까지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선 현실적으로 조직 장악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점차 용의 선상에서 멀리 두었으나 막바지에 들어서면 어느 정도 확신할 수밖에 없도록 연출되어 있음. 악당의 캐릭터가 잘 잡혀있고 해당 배우의 연기와도 조화롭게 버무려지면 그 캐릭터가 무너질 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데 (영화 '아저씨'처럼) 그런 맛은 덜했던 것 같음. 스스로도 자기 존재의 확신이 없는 한 머리 좋은 범죄자와 그를 집요하게 쫓는 한 형사의 의심과 믿음을 반복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그려내는데..
감독 말로는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여러 사건이 녹아난 시나리오라고 하며 그중에서 2004년 금천경찰서의 조선족 조폭 검거 사건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라고 함. 강윤성 감독은 미국에서 영화 공부하던 30세 무렵 픽업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여러 번 영화가 엎어지면서 47세 늦은 나이에 데뷔작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고... 영화는 이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냈다고 생각함. 대부분 기대를 안 하고 갔다가 이외로 재밌었다는 반응. 단, 제목과 포스터가 약간 에러인 듯. ㅋ.
원작이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문혁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기에 어떤 시대로 설정을 했을까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전후였던 53년과 쿠데타 후 얼마지나지 않은 64년이 주 배경이었다. 11년 동안 키운 첫째 아들이 자신의 피가 아님이 밝혀지고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결국 피를 팔고 신장을 팔 정도로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기준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이나 영화 '롤러코스터'에서 봤었던 것처럼 전반적인 분위기는 하정우 감독 특유의 밝은 톤을 유지한다. 또한 그가 만들거나 출연했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이 영화에도 단역으로 많이 출연하고 있어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 '끝까지 간다'도 세월호 사건 때문에 제목이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본 작품도 '명량: 회오리 바다'에서 '명량'으로 제목이 바뀐 건 그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영화적으로 각색되거나 사료가 채울 수 없는 부분에선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장면도 많겠지만 명량해전이 벌어진 당일의 묘사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같다. 특히 명량해전은 우리나라 영화사상 가장 스케일이 크고 압도적인 (영화라서 표현이 가능했던) 함대전투였던 것 같다. 장면들도 효율적으로 배치한 모습이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인 '최종병기 활'에서 처럼 이 영화에서도 조선의 활과 그것을 쏘는 사람에 대한 진한 경외심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종종 보였다. 정유재란이 배경인 탓에 '구선(거북선)'이 활약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
음악이며 영상이며 대놓고 마카로니 웨스턴무비를 오마주한데다가 정두홍, 강영묵 무술감독 지도의 현란한 액션과 쉴틈없는 전개로 137분의 런닝타임이었지만 전혀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없었다. 마이클 베이 횽아 그냥 계속 때려부수기만 한다고 지루하지 않는게 아니랍니다. 윤종빈 감독의 작품답게 당연히 하정우와 함께 그 이하 하정우 사단이라 불리이는 젊은 배우들이 겁나 많이 출연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577 프로젝트', '범죄와의 전쟁', '롤러코스터'에서 보았던 배우들이 많았다.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주진모, 송영창, 정만식, 김병옥, 김성균, 임현성, 김해숙, 한예리 등 나열하기도 힘들정도의 주조연급 배우들과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게되는 윤지혜. 그리고 정두홍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않을 정도에 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