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은 벌써 2005년에 나왔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1,2권 합본으로 리더스북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는데

밀리언셀러답게 2011년 이 세트본 구입 당시

1권은 무려 107쇄였고 2권은 70쇄였다.

MBC드라마 '뉴하트'의 소재로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예비신부가 결혼을 앞둔 어느 날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사연,

성폭행 후 임신이 되어 그라목손을 마신 어느 여고생 이야기,

사할린에 징용군으로 끌려간 남편과 50년 만에 재회했는데

그 남편이 다시금 사고로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된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

거의 회생 불가능한 사람을 힘겹게 살려놨더니 목소리가 이상해졌다며

적반하장격으로 폭력배같은 브로커무리들을 이끌고 병원을 쑥대밭으로 만든 사람의 이야기,

동물실험으로 지금까지 희생당한 개를 비롯한 동물들에게 감사를 보내는 이야기,

교통사고로 사망한 친구 부인의 넋을 기리는 49제에서

시신이 바뀐 것을 알고 모두가 넋이 나갔던 이야기,

너무나 사랑했지만 가난 때문에 헤어져야 했던 친구가 결국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 등 등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우리 이웃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권의 소제목은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한 우리 이웃들의 인생이야기'이다.

글들을 읽다보면 의사들, 특히 외과의사들은 엄청난 체력과 기술, 그리고 신념이 없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직업이지만 한편으론 위험했던 환자들이 극적으로 살아나거나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이 나중에 "선생님 덕분에 아프지않게 되어 감사합니다"정도의 말만으로도

큰 힘을 얻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권의 소제목은 '죽도록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아가며'이다.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밝힌바와 같이 이번 권은 '자신'또는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전작에서는 한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을 이 이야기들을 묶어내면서는 쏟아냈다고 하는데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그 '사무침'이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왜 신은 아까운 사람들은 먼저 데려가는지 저주할 수 밖에 없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이야기들

병원에 있다보면 수없이 목격되는 이기심, 그리고 사랑들

'운명', '인연', '영혼'이란 말을 믿지않기에는 어려운 정도의 사건과 현상들

인간의 이중성, 진정한 참의사의 의미 등을 생각해보게 했으며

빈부귀천없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무렵

지금은 고문후유증으로 돌아가신 김근태 전의원의 추천사를 추가한다.

 

비가 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친구 보다
 때로는 비를 같이 맞아주는 친구가 더 고맙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장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섯부른 위로보다는 작은 이해라는 것에도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이런 이해는 참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보는 잣대가 있습니다.

때문에 그 나만의 잣대는 다른 사람에게 쉽게 잘 양보 되어지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을 재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그 잣대는 스스로의 가치관이나 정체성의 입장에서 참 소중한 것이지만,

그것이 때로는 아집으로 혹은 독선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 다투기도 하고 때로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정말 함께 사는 세상, 너와 내가 손을 잡고
 하나가 되는 세상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의 몫인가 봅니다.

내가 나를 내세우기보다 나를 먼저 낮추고, 누군가의 아픔을 외면하기보다 귀를 귀울여 들어주고
 손을 잡아주고, 부축하는 그 바로 이해하는 마음이 우리 사회를 지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또 이런 아름다운 동행이 결국 우리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지켜 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메디칼 에세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느 훌륭한 의사 선생님의 자서전도 아니고,

그렇다고 단편 소설이나, 르뽀도 아닙니다.

이 책은 한 평범한 시골외과의사가 자신이 만났던 아픈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울림은 큽니다.
이 책은 아프고 병든 사람 뿐 아니라 소외된 사람, 부축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이야기라기보다는 차라리 천둥소리에 가깝습니다.
정말 어느 유명 연예인의 서평대로 이 책은 일단 손에 들면 울다가 웃다가 그렇게 정신없이 빠져들어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책 이지만 막상 이 책을 덮을 때 다가오는 느낌은 울림입니다.

한 여름에 순식간에 먹장 구름을 동반한 천둥번개가 하늘을 가르듯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우리들에게 정신이 번쩍들게 해주는 그런 천둥소리입니다.

 

이 책의 문장은 잔잔하고 담백합니다.
하지만 호소력이 짙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 책의 이야기가 바로 당위이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지도 일부러 웃기지도 않는데

우리네 삶이 바로 그렇다는 것을 문득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손을 내밀면서 묻습니다,
"함께 가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저는 기꺼이 함께 갈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이 책을 읽어보시고 그 답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참 곱고 아름다운 책입니다. (끝)

Posted by 시고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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