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간 이어진 차사들의 인과 연, 그리고 성주신 마동석. 한국적 신파를 정말 잘 다루던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 이후 제작비가 점점 커져서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중반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음. 캐릭터의 입을 빌려 주저리주저리 설명하는 것들이 많이 더 그렇게 느낀 듯. 원일병이 돌연사하는 장면은 조금 생뚱맞다고 생각함. 그나저나 '신과 함께'와 '미션 임파서블'이 극장가 1, 2위로 80% 가까이 예매율을 지키고 있는 현재 배급을 맡고 있는 롯데엔터는 올여름의 승리자.
영문 제목처럼 처음 제목은 '그날이 오면'이었다고...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인간 군상들. 너무 흔한 말 세 가지. '역사의 큰 수레바퀴는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간다' '동틀 녘이 제일 어둡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 강동원 등장 신에선 모두들 기다렸다는 듯이 탄성을. 오랜만에 영화에서 멋있게 나와서 우리 기자님들 좋아하시겠어. 제일 마지막 장면은 '레미제라블'을 의식한 연출 같음. 하정우의 존재는 너무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에 숨통을 틔워주는 느낌. CG 느낌이 많이 안 난다 싶었는데 오픈세트였음. 이한열 열사도 사건 직후 약 한 달 정도 있다가 돌아가신 것도 이번에 처음 안 사실. 영화가 끝난 후의 여운을 마저 느끼던 많은 관객들.
다이라 아즈코의 소설 '멋진 하루'가 원작. 희수는 병운을 거의 1년 만에 갑자기 찾아와 빌려간 돈 350만원을 토해내라고 하고 당장 돈이 없던 병운은 아는 지인(대부분 여자들)에게 돈을 꿔서 갚기 시작하는데... 까칠한 츤데레 여자와 능글맞고 벨도 없어보이는 남자는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인가?! 같이 타고 다니는 차는 별칭 '아방이'라고 불리는 아반떼HD 모델. 연기자들(엑스트라 포함)의 동선이나 카메라 앵글, 촬영 테이크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 더욱 재미있는 작품. 두 주연 배우들의 캐스팅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함. 지하철에서 서로 대화하다 희수가 우는 씬도 느낌있었고 둘이 헤어진 뒤 희수가 돌아서 운전하고 가면서 웃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마지막에 나옴. 신박한 건 그 쪽지를 펴보지도 않고도..
가상 군인들은 가라! 이게 정말 '진짜 사나이'지.... 생활만 스케치한다는 것으론 상명하복의 수직적 메커니즘에 의한 문제점들을 전혀 건들 수가 없기 때문에. 시스템의 문제를 말단 한 두명이 갈아없는 것은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고 아무튼 일 힘든건 사람 힘든거에 비할 바가 못 되니까. 현실에 수긍하거나 대처하는 부분에서 이상주이자나 로멘티스트들은 리얼리스트들의 상대가 안되는 것을 이 영화에서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음. 중앙대 연영과 출신으로 윤종빈 사단이라고 해야할지, 하정우 사단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본 작품이후 꾸준하게 그들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낯익은 배우들이 많이 보임. "견딜 만해" "시키는 것 만해" "말 많이 하지마" "착하다고 좋은 게 아니야 말을 잘 들어야지" 내무반 소대장을 맡고 ..
원작이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문혁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기에 어떤 시대로 설정을 했을까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전후였던 53년과 쿠데타 후 얼마지나지 않은 64년이 주 배경이었다. 11년 동안 키운 첫째 아들이 자신의 피가 아님이 밝혀지고 여러 사건을 거치면서 결국 피를 팔고 신장을 팔 정도로 하나의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기준으로 따지자면 그렇게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이나 영화 '롤러코스터'에서 봤었던 것처럼 전반적인 분위기는 하정우 감독 특유의 밝은 톤을 유지한다. 또한 그가 만들거나 출연했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이 영화에도 단역으로 많이 출연하고 있어 그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정우의 백상예술대상 공약으로부터 촉발된 리얼다큐 '577 프로젝트' 하정우가 특별 섭외한 공효진 외 하정우의 직간접적으로 인맥이 닿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남자 12명, 여자 6명, 총 18명으로 구성된 도전인원들. 서울에서 해남까지 이어지는 577km의 긴 여정중에 초반 대원들의 날 선 모습들과 함께 몇몇의 낙오위험도 있었지만 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슬슬 적응이 된건지 연대감이 더 생겨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도심지역을 지나고 프로젝트의 끝이 보일 무렵엔 발걸음이 가벼워보였고 단 한 명의 낙오없이 무사히 도전을 마쳤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중간중간 여러가지의 장난과 몰카들이 있었지만 배우 한성천의 몰카는 정말로 압권이었다. [도전인원] 하정우, 강신철..